Book @17th week, 2018

Book2 @17th week, 2018
  1. 고민숙, 시골낭만생활, 청출판, 2013, 초판 1쇄
  2. 쓰나가루즈, 장민주 옮김, 착한 집에 살다, 휴, 2015, 초판 1쇄
Book1 @17th week, 2018
Book1 @17th week, 2018

1 올해의 책, 힐링 상 후보. 적절한 시기에 딱 적당한 책. 8년간의 시골 생활 소회를 담담히 풀어썼다. 사람과 자연,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아름답다. 너무 찌들어(?) 살다 보니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가끔 잊고 산다.

Book2 @17th week, 2018
Book2 @17th week, 2018

2 지난달 읽은 ‘내가 살고 싶은 작은 집’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출발한 사람들. 이 책은 cohousing에서 답을 찾는다. 우리나라 소행주와 비슷한 실험들을 일본은 90년대 말부터 먼저 시작했고 이러한 주거 형태의 장점을 주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비슷한 질문들이 그렇듯 답은 없다.

화창한 주말 오후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를 배경으로 읽어서 그런지 더 술술 읽힌다. 마당 있는 집에 살길 참 잘 했다.

임형남, 노은주, 작은 집 큰 생각

작은 집 큰 생각10점
임형남.노은주 지음/교보문고(단행본)

굳이 분류를 하자면, 『제가 살고 싶은 집은……』『마당의 기억』 사이쯤 있는 책.
전반부의 금산주택을 볼 때는 잔서완석루가 생각났고, 후반 저자의 소회 부분에서는 유이가 살던 어느 한옥이 떠오르던. 그냥 가볍에 주말에 따땃한 창가에 앉아서 읽기 좋은 책이다.

이렇게 되면 이것은 집이 아니라 상전이고, 우리는 집의 노예인 것이다. 사람은 점점 왜소해지고 생각도 왜소해진다. 화려한 집에 담기는 건 빈곤한 삶이다. 그 안에서 어느 날 물밀듯이 밀려오는 존재에 대한 회의처럼 집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집도 사람들 기형으로 만든다. 우리에게 맞는 적합한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p.53)
원칙적으로 작은 집에서는 가구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알다시피 가구라는 것들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규정한대로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집에 커지게 된 이유에는 개개인의 허장성세와 사회적인 기호가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p.107)
처음 설계를 배울 때 가장 곤혹스러웠던 것이 화장실의 처리였다. 서로의 움직임이 겹치지 않는 곳, 혹은 내부에 있는 사람에게 빤히 보이지 않는 곳, 또한 환기가 잘 되어야 하는 곳이 바로 화장실이었다. 하지 말라는 것만 잔뜩 있지, 어떤 곳에 어떤 모습으로 해야 한다는 길잡이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중요한 부분들, 이를테면 거실이라든지 안방이라든지 하는 곳들을 배치하고 난 후, 나머지 부분에 화장실을 끼워 넣게 되는데 그게 도무지 만만치 않다.
이렇게 놓으면 거실에서 빤히 보이고 저렇게 놓으면 손님이 드나들다 안방이 뻔히 보이고, 그러다 보니 집의 구석에 꽁꽁 숨겨두게 된다. 환기고 채광이고 전망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화장실만큼 각자에게 실존적 시간을 부여하는 공간이 또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치면 화장실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아파트나 공동주택에서 거의 불가능한 평면 중 하나가 화장실에 창문을 내는 일이다. 방과 방 사이에 겨우 끼워 놓고 인공 조명과 인공 환기 시스템 안에서 얼른 볼일 보고 나가라고 재촉을 한다. (pp.115~117)
아니 지금이 그 시점이다. 그동안 지나치게 많이 불어대던 풍선이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예전의 기억과 잔상과 잔향으로 사람들은 집값이 오를 것이고 어떤 곳은 금세 다시 발복하게 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사고로 잘린 부분의 감각이 살아서 간지러운 것처럼, 있지도 않은 현실 혹은 사라져 버린 기대에 대한 무한한 그리움을 뿐이다. (p.144)
돌이켜 보니 나에게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크기나 프로그램은 어디서든 생각보다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각자의 볼일을 보다 겨우 저녁에 얼굴을 맞대고 기껏 함께 밥 먹기도 바쁜 일상에서 집의 하드웨어들은 있는 듯 없는 듯 그냥 고장만 나지 않으면 되었다. 집의 기억들은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고 들어갈 때 발바닥의 느낌처럼 몸에 남겨진 촉감, “오늘은 뭐 재밌는 일 없었니?”로 시작되던, 아이들과 나누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차가 들어오지 않는 좁은 골목을 느린 속도로 걷던 걸음 같은 것들로 채워졌고, 그것이 이리저리 뭉뚱그려지며 좀 더 구체적인 ‘나의 집’이라는 고유명사로 치환되곤 했다. (p.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