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악의

악의8점
히가시노 게이고Higashino Keigo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오랜만에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사실 읽은지는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중;;
그간 갈릴레오 시리즈를 봐오다 가가형사 시리즈는 처음 접했는데 서평이나 대중의 인기에 비해서는 못한 편이지만, 이야기의 진행 방식이 독특함. 각자의 생각이 장별로 나뉘어 진행되다 범인이 밝혀지는 부분이 되어서야 한 줄기로 이어지게 됨. 서사에 비해 추리의 논리는 빈약한 편.

2012년 2주 책읽기

[선물받은 책]
데이미언 톰슨Damien Thompson/정주연 옮김 『책과 집Books Make a Home』 (오브제, 2011)
[읽고 있는 책]
닉 혼비Nick Hornby/이나경 옮김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The Complete Polysyllabic Spree』 (청어람미디어, 2009)
[읽은 책]
데이미언 톰슨Damien Thompson/정주연 옮김 『책과 집Books Make a Home』 (오브제, 2011)
김어준/지승호 엮음 『닥치고 정치』 (푸른숲, 2011)
히가시노 게이고Higashino Keigo/양억관 옮김 『갈릴레오의 고뇌Galileo No Kuno』 (재인, 2010)
이동진 『I LOVE COFFEE and CAFÉ』 (동아일보사, 2008)
 

책과 집6점
데이미언 톰슨 지음, 정주연 옮김/오브제(다산북스)

와이프님의 은총으로 12월 말에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을 획득했다.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2쇄를 찍은 것을 보면 사람들의 관심이 적지 않은 듯하다. 여느 인테리어 책과 비슷하게 이곳저곳에서 업어 온(저자가 직접 다니면서 찾았는지도) 사진이 대부분으로, 여러 인테리어를 풀어 설명하는 솜씨가 좋다. 마치 차분한 집사의 말투랄까… 여느 인테리어 책에서 보기 어려운 잔잔한 감동이 있다.
일부 설명과 사진이 일치되지 않아 내용 이해에 애먹기도 하지만, 풍부한 사진은 단점을 가리고 남는다. 방법론에 대한 책은 아니니 참고할 것. 책과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내게 최고의 선물인 듯.

닥치고 정치10점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푸른숲

나꼼수의 열렬한 독자라면 이 책도 흥미롭게 읽었을 듯. 첫 진입이 조금 어렵긴 한데, 중반 이후부터는 술술 읽히니 조금만 참아보는 것이 좋겠다. 조국으로 시작해서 노무현을 거쳐 문재인으로 끝난 책. 진보진영의 심상정, 노회찬, 이정희에 대한 관전평도 인상깊었다. 지난 번 나꼼수에 나와 한 토론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나꼼수 멤버 구성에서부터 정봉주 구속 수감 이후 현재까지의 상황에 대해서도 모두 기획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있었는데, 역시. 너무 똑똑하거나 바른 사람은 안티가 많겠다는 또 하나의 교훈도 얻었다.

연애와 결혼은 단편적인 예일 뿐이고. 우리가 겪는 무수한 일상과 삶의 갈등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자기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 그건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인간인지 받아들이고 하나의 독립적 인격체가 되어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절차지. 그리고 그런 과정을 겪고 나서야 자신만의 균형 감각을 획득하는 거다. 내가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 삶의 균형 감각. 이런 말 하면 사람이 꼭 겪어야만 알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반론할 수 있어. 아니다, 겪어도 모를 순 있다.(웃음) 하지만 겪지 않은 건 아는 게 아니라 아는 척이다.(p.268)
숫자로 표시되지 않는, 구체적 삶을 충분히 겪지 않아 생기는 한계는 자명해. 그래서 구체적 삶이란 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어떤 구체적 삶을 살아왔는가가 결국 그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고.(p.269)

 

갈릴레오의 고뇌6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재인

지난 해 종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나도 모르게 집어들게 된 책. 사고 나서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하나의 에피소드를 남겨두고 한참 못 읽고 있다가 이참에 다 읽었다. 책 표지에서 광고하고 있는 ‘악마의 손’이 나오는 「5. 교란하다」 에피소드 보다는 「2. 조준하다」가 더 좋았다.
갈릴레오 탐정 시리즈 다섯 번째라는데, 왠지 약발이 슬슬 떨어져간다는 생각이 드는 게, 2008년 작을 2010년에 번역 출간한 탓인지 용어 사용에 최신 트렌드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이런 류의 과학이 가미된(유가와는 과학자!) 소설은 수명이 짧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I LOVE COFFEE and CAFE 아이 러브 커피 앤 카페6점
이동진 지음/동아일보사

재작년 아내가 사 준 책을 이제야 읽었다. 각종 커피 레시피와 카페 창업 위주의 내용으로 구성된 책으로, 레시피를 보고 이 책을 골랐던 것 같다.(사실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누구든 편하고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최대 강점.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10점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청어람미디어

자. 이제야 고백하겠다. 이번 주말 이렇게 많은 책을 읽게 된 것은 다 이 책 덕분이다. 이 책 덕분에 다시금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책장 정리도 새로 하게 됐고. 예전에 너무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 다시 꺼내들었는데, 역시 최고다. 문제는 계속해서 책을 읽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거. 그러기엔 컴퓨터나 아이폰, 아이패드, TV 등의 유혹이 너무 크지 않은가!









갈릴레오 시리즈 첫 번째, 탐정 갈릴레오

탐정 갈릴레오Tantei Galileo6점
히가시노 게이고Higashino Keigo 지음, 양억관 옮김/재인

1 히가시노 게이고의 갈릴레오 탐정 시리즈 첫 번째. 『용의자 X의 헌신』을 먼저 보았기에 일종의 의무감(?)에서 보게 되었다.
2 데이도 대학의 유가와 조교수가 처음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줄 수 있는 작품. 총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에피소드인 ‘타오르다’가 가장 인상적이었음. 전체적으로 평이한 내용으로 트릭(이라고 하기도 뭐한)을 예측 가능했다는 점에서 추리소설로 큰 점수를 줄 수는 없겠다.

유전자 통제 사회의 오류

플래티나 데이터Platina Data6점
히가시노 게이고Higashino Keigo 지음, 이정환 옮김/서울문화사

1 상당히 아쉽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작품. 작가의 최신간이라고 하여 구매하였지만, 오히려 이전 작품보다도 못한 느낌.
2 예전의 번뜩이던 재치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최대의 상상력이라고 광고하는데, 그리 신선하지도 않고, 결말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 개인적으로 작가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과 글솜씨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 생각은 반쯤 취소. (기존 작들은 그렇지 않았으므로, 번역의 문제가 아닐까에 대해 의심 중이다.) 다음 작품을 기다려 보련다.
3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항상 제목에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 책 중간까지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플래티나 데이터’라는 단어가 튀어나올 때는 일순 당황하기도.
유용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가능성 여부는 뒤로 돌리고 이 책에서 언급된 유전자 DNA의 활용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런 식으로 쓸데없는 데 시간과 인력을 소모하는 것보다는 훨씬 앞선 생각이겠지. 다만, 유용될 가능성이 크고, 법안 통과 가능성이 낮으므로 현실화되진 않을 듯.
모르지. 이 정부라면 가능할지도.

헌신으로 승화한 인간의 욕망

용의자 X의 헌신10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초판 20쇄 2009.3.15 / 10,000원

1 이번 주말 영화 『그랜 토리노』를 보려고 간 극장에서 광고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2 기존에 읽은 동일 작가의 『회랑정 살인사건』에서 작가의 전작인 『용의자 X의 헌신』을 극찬하는 것을 보고, 잠시나마 호기심이 일긴 했었다. 시간이 없어 그간 책을 읽지 못하던 차, 내친김에 영화 개봉 전에 읽자 싶어 구매, 어젯밤 약 두 시간에 걸쳐 단숨에 읽어내렸다.

3 천재 물리학자와 천재 수학자의 대결이라는 광고문구처럼 흥미진진한 대결은 벌어지지 않았지만,[1. 유가와 마나부라는 걸출한 탐정의 등장 덕분에 어느 정도 맥이 빠진 감이 있다.] 일인칭으로 각자의 시각을 통해 긴장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게 만드는 전개 과정이 좋았다. 극적인 반전도 적절했고, 사람의 감정이라는 정의하기 어려운 미묘한 내용으로 추리물을 만든 작가의 기량이 놀랍다.

4 본래 추리소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별점을 깎을 생각이 들지 않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