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소망상자 《바보바보》

이외수 소망상자 바보바보8점
이외수 지음/해냄

1 이외수의 2004년 수필집 <<바보바보>>. 여자친구 집의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덥석 집어들었다. 우연인지 책은 2004년 초판 인쇄본.

2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일상을 엮은 글로, 평소 저자의 생각과 행동양식을 읽을 수 있어 더 흥미롭다. 또한, 평소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과 더불어 구성되어, 읽는 중간중간 삽화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3 인간에 대한 비평을 늘어놓는가 하면, 작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책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한다. 생활에서 발견한 조상의 지혜도 빠질 수 없다.
저 높은 산에 있는 현인의 세상만사를 보는 듯 책 제목인 <<바보바보>>가 참 잘 어울린다.

4 딱히 이외수의 책을 가까이하진 않았지만, 이번 책을 계기로 몇 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재치와 경험에서 우러나는 삶의 지혜는 충분히 배울만하지 않는가? ^^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인간은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입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은 사랑을 느낄 수 없으며 사랑을 느낄 수 없는 인간은 행복도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p.34)

한 그루의 나무도 심어보지 않은 자가
어찌 푸르른 숲의 주인이 되기를 꿈꾸랴.
지금의 나는 누구에게든 전부가 아니다.(p.38)

책도 강물처럼 바다처럼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책이든지 그 깊이는 놀랍게도 읽는 자의 깊이와 정비례합니다.(p.68)

<인간 의미>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 중에서
독서를 즐기는 생명체는 오로지 인간뿐이다.

따라서 독서를 게을리하는 소치는
인간이기를 게을리하는 소치나 다름이 없다.(p.137)

조금 전에 식사를 했습니다. 반찬은 어리굴젓이었지요. 저는 어리굴젓을 입 안에 넣으면서 문득 그 속에 섞여 있는 바다 냄새를 맡았습니다. 순간, 조상의 지혜로운 낭만에 탄복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굴을 절여 먹는 척하면서 사실은 바다를 절여 먹었던 것은 아닐까요.(p.181)


아쉬움이 남는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6점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한희선 옮김/시공사

우연히(?) 들른 영풍문고에서 추리 관련 도서 30% 할인전을 보고 덥석 집게 된 책. 아야츠지 유키토라는 생소한 이름이었는데, 알고 보니 관 시리즈로 유명한 저자였다. 오래간만에 집게 된 추리소설이라 기대가 컸는데, 책을 덮은 시점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정통 추리소설이라고 보기에는 많이 아쉽지만(그렇지만 밝히면 재미가 반감되는[1. 저자는 애초에 이러한 요소를 염두에 두고 책을 썼다. 그렇기에 생각했던 것만큼 실망하지는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그 과정에 이르는 글솜씨가 괜찮았는지[2. 1차 저작물과 번역의 괴리를 어느 정도 고려하고서라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저자가 이토록 유명한 이유를 이해할 도리가 없다.] 술술 읽혔기에 일반적인 점수를 줬다. 다시 말하면, 추리소설에서 독자가 기대하는 면에서는 점수를 줄 수 없다는 말이다.
차후 관 시리즈를 읽어볼 때까지는 저자에 대한 평을 접어두는 것이 좋겠다.

삼성을 생각한다

+ 책 제목이 없는 이상한 책 소개 기사.

오늘 오전 트위터에서 처음 접한 기사로 출처는 국민일보, 이정환닷컴에서 재인용.

지난 주말 들른 명동 영풍문고에서 한 시간가량 앉아서 보게 되었는데, 꽤 몰입도가 높다. 생각보다 특정 회사나 그룹에 대한 비난[footnote]비판이 아닌, 비난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주의하자.[/footnote]의 강도는 그리 강하지 않지만,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기업의 속사정을 하나하나 섬세히(?) 풀어놓고 있다.

다 읽지 못한 관계로 조만간 서점에 들러 구매를 생각 중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삼성을 생각한다10점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승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

회사 일에, 데이트에 바빠 시간을 내지 못했다는 핑계를 뒤로하고 지난 주말 미루던 책을 손에 들었다.

승자는 혼자다 110점
파울로 코엘료 지음, 임호경 옮김/문학동네

1 1권을 마칠 즈음, 독자로 하여금 여러 명의 화자의 시점에서 본 각자의 사정과 사건들이 하나로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게 한 저자의 생각이 놀랍다. 결국, 누군가 혼자 남게 될 거라는 것을 제목을 통해 알게 되지만, 끝내 2권을 손에 들게 한 글솜씨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저자의 능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승자는 혼자다 28점
파울로 코엘료 지음, 임호경 옮김/문학동네

2 다만 1권에서 풀어놓은 복선에 대한 마무리가 미흡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고, 에필로그에서의 허무할 정도로 단순한 마무리가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footnote]물론 저자의 의도라고 생각되지만.[/footnote]

3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저자다 보니 책 설명은 간단히. 아래는 사건과는 관계없는, 사부아라는 형사의 상황인데 공감이 가서 인용한다.

  사부아는 자신의 은행계좌를 생각해본다. 거기 예치된 몇 푼 안 되는 돈의 운명은 전선을 타고 오가는 코드들에 달려 있다. 만일 은행이 갑자기 전산시스템 전체를 바꾸기로 결정한다면? 그리고 그 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내가 거기 돈을 예치해놓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0과 1로 이루어진 이 코드들을 집이라든가 슈퍼마켓에서 사는 음식처럼 뭔가 좀더 구체적인 것으로 바꿀 방법이 과연 있을까.
  시스템 안에 갇힌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결심한다. 이 병원을 나서는 길에 아무 곳이든 자동인출기에 들어가서 잔고증명을 한 장 떼어놓으리라. 그는 매주 이렇게 해야겠다고 수첩에 적어둔다. 그렇게 해놓으면 어떤 대재앙이 일어난다 해도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 잔고증명이라는 서류를 통해.(1권 pp.287~288)

가끔 현재의 시스템이 무서워질 때가 있지 않은가? 새로운 것만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교훈[footnote]Oldies but goodies.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환경. 모든 새로운 것들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footnote]이 언제나 새롭다는 것만큼 아이러니한 일이다.

4 그것보다도… 계속해서 드는 의문 하나. 과연 승자는 혼자일까? 그 혼자는 대체 누구지?

생각정리의 기술, 마인드맵

생각정리의 기술1점
드니 르보 외 지음, 김도연 옮김/지형

생각정리의 기술이라고 쓰고 마인드맵 작성방법이라고 읽으면 되는 책이다. 글쎄.. 이 책과 관련해서는 그리 논하고 싶은 것이 없다. 마인드맵이라는 창조적 사고를 끌어내는 탁월한 도구를 소개하기는커녕 오히려 독자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도무지 무슨 얘길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책. 차라리 강의용으로나 쓰면 좋겠지만, 독자가 스스로 읽고 무언가를 하기에는 설명이나 예시가 부실하다. 유심히 살피면 얻을 만한 게 있을지도. 다만, 우리에겐 시간이 없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