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체인징, World Changing

월드체인징10점
알렉스 스테픈 엮음, 김명남 외 옮김/바다출판사

*위 책 소개는 개정판이지만, 내가 가진 책은 구판(초판 1쇄)으로 이미 절판되었다.
초판 1쇄가 2008년이니 이미 나온 지 꽤 지난 책이지만 최근의 내 관심사를 반영하듯 영감을 많이 얻었다. 2~3개월은 이 책의 향기에 취해 살아갈 수도 있을 듯.[1.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다른 매체가 모두 없어져도 책만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만 같다. 요즘 흔히 쓰는 아날로그로의 회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절대적인 편리함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작은 것이라도 그 시작은 가능하다.

이 책에 메시지가 있다면 이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자. 동지들을 찾아 보자. 도구들을 공유하자. 도구들을 만들어 내자. 지금 당장 시작하자. (p. 683)

주옥같은 글들이 많아 그간 블로그에 적어본 인용구들을 별도 링크한다.


우리가 따라야 할 공식은 이렇다. 먼저 쉬운 것부터 한다. 그런 다음 더 도전할만하다고 생각되고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 집수리 전문가라면 자기 집부터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책 전문가라면 주변에서 시행되고 있는 가장 좋은 환경 정책을 찾아서 그것을 채택하고 향상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패션 전문가라면 친환경 옷이 얼마나 멋진지 세상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사업가라면 세상이 정말 필요로 하는 지속가능한 제품을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한다. 정원사라면 뜰에서 생명체들이 살아 숨 쉬게 해야 한다. 사람들을 움직이려면 우리는 괴로워하는 모습이 아니라 기쁨에 충만한 모습을 보여야 하며, 우리 모두는 저마다 보여 줄 것들이 하나씩 있다. (p.31)
스스로 소비 수준을 줄이는 것은 돈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삶에서 불필요한 혼란을 없앤다. 우리는 대다수가 대형 백화점들이 넘쳐 나는 시대에 살면서 더 많은 물건을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미혹되어 제품의 품질보다는 얼마나 많은 물건을 살지 고민한다. 자신이 무엇을 사는지 의식하게 될 때 비로소 잠시 사들이는 것을 멈추고 자기를 둘러싼 물건들을 평가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지금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물건이 새로 사는 물건보다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다. (p.42)
미국 재활용연합(NRC)의 자료에 따르면 “알루미늄을 재활용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알루미늄을 새로 만들 때보다 93퍼센트 덜 든다. 강철을 재활용할 경우는 60퍼센트, 신문은 40퍼센트, 플라스틱은 70퍼센트, 유리는 40퍼센트의 에너지가 덜 쓰인다. 이러한 에너지의 절약은 우리가 쓰레기를 태우거나 땅에 묻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훨씬 능가한다.” (p.67)
발명가 에드윈 랜드는 디자인과 같은 창조 행위를 “갑작스러운 어리석음의 중단”이라고 불렀다. (…) 지금 부족한 것은 창조적 행동이나 아이디어, 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그것들을 소유하고 있다. 다만 그것들을 어떻게 잘 엮을 것인가가 우리 앞에 놓인 더 큰 과제이다. (pp.112~113)
어떤 면에서 보면, 도시의 생활은 시간을 잊은 듯하다. 천 년 전의 도시를 묘사한 글을 읽으면 사회적 양상이 오늘날과 같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수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서 살도록 뒷받침하는 경제 구조들도 같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그렇게 쉽게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여러 가지 면에 있어서, 오늘날의 도시는 완전히 새로운 창조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도시의 규모, 변화하는 속도, 시민들의 빈부 격차, 도시가 맺는 전 세계적 상호 관계, 도시가 보듬은 다양한 문화들. 이런 것들은 21세기 도시만의 특징이다. 오늘날 세계 도시들의 엄청난 크기와 눈부신 변화 속도는 과거 도시들을 압도한다. (p.290)
지역 사회의 활동에 참여하라. 네트워크는 컴퓨터의 비트나 바이트 정보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네트워크는 사람들로 만들어진다. 정말 멋진 일들을 해내려면,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 어깨를 부딪치고, 소문을 퍼뜨리고, 발상들을 시험해 보고, 시시덕거리고, 수다를 떨고, 격려해야 한다. 서로 믿고, 감탄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마을 회의를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축제를 열어서 동지 의식에 불을 지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움직임은 지속적인 사회 활동에 달렸다. 응접실, 진열장, 괜찮은 바, 괜찮은 카페 등 사회 활동이 벌어지는 장소들에 힘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제3의 공간’들은 모든 운동의 진원지이다(제1의 공간은 집, 제 2의 공간은 직장, 그밖의 사회 활동들의 근거지를 제3의 공간이라고 한다-옮긴이). 독재자를 끌어내리는 운동이든, 학교 앞 길목에 정지 표지판을 세우는 운동이든 말이다.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가? 당신이 사는 동네의 중심을 찾아내고, 동지를 규합하라. 중심을 찾지 못하겠다면 하나 만들어라. 혁명의 바리스타가 되는 일은 다른 어떤 직업보다 숭고한 소명이다. (p.323)
디자인 이론가 욘 타카라는 ⟪거품 속에서⟫(2005)라는 저서에서 자원은 한정되었을지 모르지만, 사람은 넘친다고 했다.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려면 재화에 기초한 경제에서 사람에 기초한 경제로 근본적으로 옮아가야 한다. 물건이 아니라 시스템과 서비스 위주로 설계된 경제로 가야 한다. 그런 변화는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후진국의 대도시들처럼 인적 자원이 풍부한 곳에서 더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pp.334~335)
소유물에 관해 말하자면, 우리는 그다지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보통의 전동 드릴을 사용하는 시간은 드릴의 수명을 통틀어 10분밖에 안 된다(타카라, 2005년). 네덜란드 가정이 다락방에 처박아 둔 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의 가격을 합산하면 총 90억 유로나 된다. 안 입는 옷가지, 유행이 지난 가구, 있는 줄도 모르는 장비들이다. 풍족한 문화의 잔해와 같은 것들이다(판 헌터, 2005년). (pp.335~336)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노예제 폐지 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러스가 말했듯이 투쟁 없이 권력을 양보하게 만들 수는 없다. 억압과 착취를 통해 가장 많은 이득을 볼 소수의 권력자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도전 세력과 싸우려 할 것이다. 독재자들은 저항하는 사람들을 죽이고, 감옥에 가두고, 고문할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현존하는 정치 체제와 부정한 방법으로 결탁할 것이고, 대중을 기만하는 선동 기법을 이용해 자신이 저지르는 행동으로부터 사람들의 주의를 돌리려 할 것이다. 선동적인 정치가들은 증오와 두려움을 자극해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만들 것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한 점이 많다. (p.512)
“혼자서 일하는 것은 실패한 것”이라고 시인 웬델 베리(1990)는 말했다. 혼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진정한 변화를 만들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찾아내고 그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고, 바람직한 대의명분을 지지하며, 함께 의견을 교환할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세상을 바꾸려면 우리는 연결되어야 한다. (p.534)
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내 일상을 둘러싼 것들을 익히고 관계 맺음으로써, 내 집 문 앞에서 바깥 시공간으로 뻗어 가는 넓은 세상에 활발하 게 개입하는 일이다. 장소는 일종의 마음가짐이다. 우리와 함께 여행하고, 함께 성장하는 개념이다. “여기가 어디인가” 하는 영원한 질문에 우리가 답할 수 있도록, 끝없이 변화하는 생각의 틀을 제공한다. (p.594)
가난이 만연한 지구에서 사실 가장 심각한 가난은 상상력의 빈곤이다. 우리는 빈곤한 상상력에 너무 익숙하다. 참신한 발상이라고는 하나도 내놓지 못하는 정치인들, 진부한 상투어들로 치장하고서 그게 혁명적이라고 하는 언론인들, 현실에서는 진정한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예단해 버리는 전문가들에 우리는 너무 익숙하다. (p. 682)
이 책에 메시지가 있다면 이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자. 동지들을 찾아 보자. 도구들을 공유하자. 도구들을 만들어 내자. 지금 당장 시작하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픈 말이 있다. 미래와 마주할 때는, 이따금 지평선 너머를 내다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늘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레 절망을 한다. 인류는 쇠락할 거라고, 내일은 오늘보다 나쁠 거라고 가정한다. 가끔은 그런 가정이 전부 틀렸다고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연습이다. 미래는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나아질 거라고, 영원히 자꾸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H. G. 웰스의 말을 기억하자. “모든 과거는 시작의 시작에 불과하다. 인간의 정신이 이제까지 성취한 모든 것들은 잠에서 깨기 전에 꾼 꿈에 불과하다.” (p.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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