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Come Si Fa Una Tesi Di Laurea, Milano: Gruppo Editoriale Fabbri, 1977』, 김운찬 옮김, 열린책들, 2003, 신판 10쇄 *아래 알라딘 링크는 상기 언급된 본인 소장 도서와 다른 표지, 다른 판형임. 움베르토 에코 컬렉션(2009)에 포함, 재출판되었으나, 현재는 품절 상태라2006년 출판된 도서를 링크함. 확인하지 못한 일부 내용이 다를 수 있음.

논문 잘쓰는 방법8점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운찬 옮김/열린책들

뛰어난 학자이자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 선생의 논문 작성법. 논문 뿐만 아니라 글쓰기와 독서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서.[1. 논문 자료 찾는 법이나 정리법 등에 대해서는 당시 기준에서 많은 변화가 있으므로 참고만 하면 되겠다.] 구입시기는 군입대 전 휴학할 즈음으로 기억하는데, 실제로 읽은 것은 군복무 시절이었던 듯. 얼마 전 책 정리하다 꺼내보니 군 반입/반출 보안 스티커가 떡하니 붙어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漫步』[2. 안정효,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漫步』, 모멘토, 2006, 초판 3쇄]가 생각난다. 안정효 선생이 글쓰기 자세부터 시작하여 작문법까지 아주 자세히 풀어 쓴, 일종의 글쓰기 교본으로,[3. 사실 내용의 충실함은 나 같은 문외한이 논할 바가 아니고] 이미 대가의 반열에 든 이들이 후배(독자)들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심지어 단순한 스킬의 문제가 아닌 논문/글쓰기의 자세를 강조하는 부분도 동일한 어조를 띈다.
아래는 인상깊은 구절. 특히 마지막 구절은 오늘같은 정보 과잉 시대에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대상을 정의한다는 것은, 우리가 제시하거나 또는 우리보다 먼저 다른 사람들이 제시했던 몇몇 규칙을 기반으로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조건을 정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58)
만약 수학적으로 정확한 어떤 논문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피타고라스의 정의를 증명하기 위해 쓰여졌다면, 그건 과학적 작업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지식에 아무것도 더해 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p. 59)
번역은 출전이 아니다. (…) 선집(選集)은 출전이 아니다. (…) 다른 저자들에 의한 설명은, 아무리 방대한 인용이 포함되어 있을지라도, 출전이 아니다. (p. 88)
그렇다면 내 연구의 대상에 의해 확정된 범위 안에서 출전들은 언제나 직접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해서는 안될 유일한 것은, 다른 사람의 인용을 통해서 대상 작가를 인용하는 일이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진지한 과학적 작업은, 비록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저자가 아닐 경우에도, *절대로 인용문에서 재인용하지 않아야 한다. (p. 89)
여러분이 하지 말아야 할 유일한 것은, 마치 원문을 직접 살펴본 것처럼 간접적인 출전에서 인용하는 일이다. 만약 누군가가 그 필사본이 1944년에 파괴된 것이 잘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직접 볼 수 있었느냐고 물었을 경우를 생각해 보라! (p. 91)

복사물의 소유는 책읽기를 방해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발생한다. 그것은 일종의 수집 현기증이며, 정보의 신자본주의다. 복사물에서 자신을 지키도록 하라. 일단 복사를 하자마자 읽고 곧바로 기록하라. 정말로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전의 복사물을 소유하기(말하자면 읽고 기록하기) 이전에는 새로운 것을 복사하지 말라. (p.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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