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의 오류

미국이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이 보편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보편은 이름뿐인 것으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2차 대전이란 용어는 물론 제2차 세계대전을 뜻한다. 하지만 왜 이것을 ‘세계’ 대전으로 불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실 이 전쟁은 전세계에 걸쳐 일어난 것이 아니다. 유럽과 아시아 일부, 아프리카 일부에서 전쟁이 벌어졌을 뿐이다. 본질적으로 이것은 유럽의 전쟁이다. 그런데도 이를 ‘세계’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유럽 중심적 사고의 산물이다. 유럽이 세계는 아니다. 유럽은 세계의 한 부분일 뿐이다.

-탁석산 <한국의 정체성> 中

전적으로 수용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지만,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내용들이 있어 적어보았다. 의미심장한 내용을 떠나 저자의 날카로운 안목에 감탄한 책이었다. 예전에 읽은 이런 류의 책에는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란 책이 있다.(에코와 탁석산을 비교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겠지만..) 위트와 유머가 넘치고 간간이 보이는 날카로운 비평이 즐겁게 느껴지는 책이다. 두 권 모두 시대에 조금 안맞는 내용들이 있지만, 감히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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